우리들은 괴로움이 없기를, 고통이 없기를, 어려움이 없기를 기도합니다. 이런 인생을 그리워하지요.

이런 인생이 행복이라고 믿고 있지요. 이것을 위해서 공부하고 직업을 갖고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지요.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본래 괴로움이다, 고통이다, 어려움이다, 이런 것이 없지요.

그런데 우리는 한 생각에 사로잡혀 번뇌하고 괴로워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괴로움을 잘못된 것으로 생각하고

버리려 하고 없애려고 하지요. 

하지만 아무리 버리려고 하여도 버려지지 않고 오히려 더 머릿속으로 꽉 차서 자신을 지배해 버리지요.

자기를 사랑하고 잘 아끼는 사람, 지혜로운 사람은 일어나는 번뇌를 버리지 않고 없애려 하지 않고 가만히 지켜봅니다.

그 사람은 그대로 있고 그 상황은 그대로 있는데 내가 이렇게 저렇게 생각하고 있음을 알아차리지요.

번뇌가 치성하고 괴로움이 치성할 때 이 번뇌가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든 것임을 알아차리면

그곳이 해탈이요. 극락이요. 정토이요. 그분이 수행자이요. 스님이지요.

본디 구함이 없는 깨달음이지만 번뇌에 휘둘릴 때 자신을 잘 살피면 이 번뇌로 인하여 해탈을 이룰 수 있습니다.

번뇌야 말로 지극히 해탈에 나아가는 지름길입니다. 해탈은 번뇌를 먹고 자라니까요.

번뇌 즉 해탈, 중생 즉 보리!

 

백화산 아래 유수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