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칠일기도] 중요한건 앞으로의 삶이겠지 - 17기 남영채

백일출가 | 2017.02.11 16:44 | 조회 279

아버지는 건축 미장이다

내가 고등학교 땐가 아버지는
어깨통증이 심하셔서 쑥뜸을 놓으셨는데
말이 '뜸'이지 살을 불로 지지는 듯 살타는 냄새가 집안에 진동했고
아버지를 이를 악물고
뼈가 드러나고 살이 익어가는 동안에도
그렇게 해야 신경통이 사라진다며
큰 소리를 치셨다.



어머니는 4남매 키우시느라
죽도록 고생하셨다.

내가 초등학교 때 쯤 도라지 까는 부업을 하셨는데
도라지 수거 해 가시는 분과
큰 싸움이 벌어졌다.

나는 비겁하게도 전봇대 뒤에 숨어있었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공부를 잘 해
장남이 나에 대한 부모님의 기대가 너무나 크셨는데,
고등학교 진학 후 탈선하기 시작해서
부모님 속을 많이도 썩였다.


재수 끝에 대학에 입학하긴 했지만
되도 않는 회계사 공부한다고
거진10년을 허비만 했고
직장생활도, 결혼생활도 순탄치 못했다.


부모님이 주신 크나큰 기대와 사랑에 비해
지금 나의 모습은
너무도 초라하고 무능력하기만 하다.


하지만,
중요한건 앞으로의 삶이겠지







부모님,
당신들의 사랑과 헌신에 보답하고자
아내와 송현이 그리고 저
이렇게만이라도 우선 행복하게 살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하고, 죄송합니다.





돌아가신 장인어른,
당신이 그토록 사랑하셨던
사회운동 하는 처남내외의
후원자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송현엄마랑 잘 살겠습니다.
'예'하고 살겠습니다.


죄송하고, 죄송합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셨기를....







죽은 친구야,
얼마나 힘들엇으면 자살을 택했니
다시는 적어도 내 주변에서라도
너와 같이 불행한 선택을 하는 사람이 없도록
노력하며 살게


미안하고, 미안하다.
행복하게 다시 태어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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