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출가]속도보다 방향이다 - 23기 김민정

백일출가 | 2017.02.26 15:14 | 조회 211

속도보다 방향이다


백일출가 23기/ 문경수련원 상근자원활동가 -김민정

 먼가 이건 아니다’ 싶어 오랜 고민 끝에 백일 출가를 했다습으로 남은 내 욕심과 집착은 마음공부에도 그대로 옮겨졌다. ‘빨리!’ 괴로움 없이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었다옆에서 공부하고 있는 행자대학원 행자들을 보면서내가 원하는 상태로의 고속도로 같은 집착이 행자대학원으로 옮겨 갔다나는 행자대학원에 기웃거리다가 정작 백일출가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고 백일출가를 마쳤다.아쉬움에 수련원에 더 남아 공부해보기로 했지만막상 수련원에 있으면서는 안락한 집과 가족에 대한 집착으로 늘 밖을 기웃거렸고막상 집에 가자니 수행에 대한 욕심으로 선뜻 이곳 생활을 포기하지 못하며 방황하는 시간이 계속되었다계를 지키지도 않고내가 하고 싶은 대로 말하고 행동하며 수행과는 거리가 먼 생활, ‘이건 아니다’ 싶을 즈음이 모든 것으로부터 나를 구해줄 것 같은 행자대학원에 다시 집착하기 시작했다.


행자대학원에 가겠다는 내 이야기를 듣던 행자반장님이 행자대학원은 얻으려고 가는 곳이 아니라,내려놓기 위해 가는 곳이다지금은 행대를 안 가는 게 낫겠다” 고 말씀하셨다충격이었다. ‘나도 내가 모자라는 거 안다고그래서 하겠다고···.’ 온갖 생각이 올라오고 마음은 억울하고 복잡했다그런데 이상했다고집을 부리면서도 스스로 뭔가 이상하다’, ‘뭔가 내가 잘못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할 무렵 상근자 수련을 가게 되었다.


무변심 법사님과의 문답을 통해나 스스로가 보지 못했던 내 안의 깊고 얽힌 모순의 뿌리를 보았다나에게 행자대학원은 배우려는 목적이 아니라 가지고 싶은 타이틀일 뿐이라는 것나에게 정작 중요한 것은 빨리’ 가는 것보다 바른’ 방향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서울에 빨리 가겠다며제주도 비행기 티켓을 끊는 어리석은 내 모습을 직면하는 순간이었다법사님은 놓아야 해요그게 가장 빠른 길이에요.”라며 거꾸로 가고 있던 나를 돌려 세우셨다.


보다 빨리보다 많이!’로 가득했던 내 머릿속에 만족이란 없었다백일출가 때 그랬던 것처럼 이것을 하면서 저것을 기웃거리고이것을 가지면 저것을 가지고 싶어 했다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고 만족하지 못하는 삶을 반복하고 있었다그러니 되는 일이 없었다마음은 늘 헐떡거렸고 행복하지 못했다이제는 알겠다그게 다 욕심 때문이라는 것을.

 

광주법당에 다닐 적에 묘당 법사님께서 자기인생 똑바로 사는 게 가장 큰 효도야.”라고 하신 말씀의 의미를 이제야 알 것 같다부족한대로 지금의 내 모습에 감사하고 만족하면 지금 이대로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묵묵히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며 최선을 다하며 사셨던 우리 부모님이야말로 수행자이고 부처님이셨다.


살아계신 나의 부처님아버지어머니 사랑합니다그리고 존경합니다이제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그 끝없는 은혜를 갚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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