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 법문] 졸업행자 모임에서 수행자를 위한 법문

백일출가 | 2013.02.27 21:17 | 조회 2831




여기 백일출가 졸업생들은 백일출가기간이 돌아보면 좋았어요, 안 좋았어요? 좋았지요. 근데 백일출가 할 때는 별로 안 좋았지요? 인생을 돌아보면 어릴 때는 어린 대로 힘들었어요. 그래서 나도 언제 중학교 가나 언제 언니 오빠처럼 되나 하다가, 중학교 다니면 공부하기 힘드니까 언제 대학가나 하고, 또 대학가면 언제 취직하나 하고, 또 취직하면 언제 결혼하나 이러는데 취직해서 살아보면 또 직장생활이 힘들고, 결혼을 꿈꾸는데 결혼해서 살아보면 결혼이 힘들고, 또 애 키우면 애 키우는 게 힘들고 그래요. 근데 또 다 지나놓고 보면 초등학교는 그 때 좋았어, 중학교는 그 때 좋았어, 고등학교는 그 때 좋았어, 대학 때 참 좋았어, 또 나이 들어보면 신혼 때가 좋았어 애 키울때가 좋았어 이렇게 돼요. 심지어 남자들은 군대가서 기합 받으면서 죽겠다고 해놓고도 군대 갔다오면 술 먹으면서 군대 얘기를 많이 합니다. 기합 받을 때 진짜 힘들어 놓고는 누가 더 센 기합 받았나 이런 얘기하고 누가 고된 훈련을 받았나 이런 얘기하잖아요. 우리는 지나놓고 보면 참 그 때가 좋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런데 수행이라는 것은 그 순간 그것이 좋은 줄을 아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때 초등학교 생활이 참 좋다, 중학교 다니니 중학교도 참 좋구나, 공부할 때는 공부하는 게 참 좋구나, 일할 때는 일하는 게 참 좋구나, 봄에는 봄이 참 좋구나, 여름에는 여름이 참 좋구나 이걸 아는 게 사실은 현재에 깨어있는 것이고 지금 여기에 깨어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실제로 이러질 못해요. 항상 경계에 부딪히면 그 때 힘들고 지나놓고 보면 별거 아니고 또 좋았고, 그래서 늘 순간순간은 안 좋고 힘들고 지나고 보면 또 괜찮아요. 우리가 늘 이렇게 살아가는데 조금 더 지혜롭다면 어차피 지금 돌아봐서 그 때 좋다면 그 때 좋았다는 것을 알아야 됐어요, 근데 왜 그 때는 좋은 줄을 몰랐을까요. 같이 살 때 그 사람의 소중함을 알고 일을 할 때 일이 재밌는 줄을 안다면 우리 삶이 훨씬 더 행복해 질 수가 있습니다. 항상 먼 미래에 행복을 구하지 말고 지나간 과거를 붙들고 그리워도 하지 말고 그 때에 겪었던 고통을 생각하며 괴로워하지도 말고 항상지금 여기가 좋구나. 지금 이렇게 살아있어서 좋고, 지금 이렇게 절 할 수 있어서 좋고 또 삼천 배를 한다면 이 싫은 마음을 극복할 수 있으니 고되지만은 좋구나. 명상을 하면 헐떡거리던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어서 좋구나.’ 이렇게 하나하나 깨우쳐가서 결국은 지금이 좋은 줄을 아는 것, 이것이 마음 공부다,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모양과 형식은 집착하지 말고 말이지요.

여러분들이 언제 이렇게 여러 사람과 어울려 살아보겠으며 언제 대중 밥을 짓고 청소하고 이러겠어요. 끝나고 나가면 죽을 때까지는 다시 이럴 기회가 없습니다. 아주 특별하게 자기의 인생의 진로를 정하지 않으면 늘 혼자 있게 되고 자기 개인 하나의 삶에 급급하게 되고 편리를 쫓게 됩니다. 그런데 젊은 시절에 이런 경험이라도 쌓음으로 해서 그래도 현실에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게 쉬워지겠죠. 그래서 이것이 지나놓고 보면 참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죠. 그런데 바로 지금 이곳에 있을 때는 놓치기가 쉽다 이런 얘기에요. 지금 여기 내 삶이 항상 소중하고 좋음을 알아야 됩니다.

 



 

 

 보람된 삶 ::

개인이 열심히 해서 인생의 목표를 성취하는 것을 보통 성공이라 그러죠.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완전한 성공이 될 수 없어요. 일제시대 태어난 사람이 소학교에서 공부 열심히 해서 중학교 가서 공부 열심히 해서 대학가서 열심히 해서 판검사가 되어서 열심히 해서 승진이 됐는데, 어느 날 해방이 되어보니까 자기도 모르게 친일배가 되어있더라고 해요. 왜 자기는 최선을 다했는데 어느 날 결과가 이렇게 가장 나쁜 상황에 놓이게 될까요. 세상에는 나 혼자 사는 것이 아니고 나와 여러 사람이 더불어 살고 있습니다. 나는 열심히 했는데 이 열심히 한 것이 온전하려면 다른 사람의 공통적인 과제, 내 인생의 과제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과제에 내가 기여를 할 때 내 성공이 언제나 성공이 됩니다. 내 개인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출세를 하는 것이 일제시대 때 이 땅에 사는 이천만 동포의 과제와 일치하지 않았을 때 이런 일이 생깁니다. 각각의 인생의 과제가 있지만 그 당시에 우리 공동의 인생의 과제는 독립이었지요. 그래서 내가 독립에 뭔가 기여를 해야 돼요. 판검사를 버리고 독립 운동을 하면 더 좋지만 그러지 못하더라도, 시대적 과제를 인식한다면 내가 거기서 받는 월급 일부를 독립군 자금으로 댄다든지, 내가 검사를 하면서 독립군에 대해서는 조사를 유리하게 해준다든지, 판사를 하면서 판결을 유리하게 해준다든지 그러면 내가 거기서 약간 눈치를 받겠죠. 그런 약간의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공동의 과제에 기여를 하게 되면 친일배라는 말을 듣더라도 그 사람은 어쩔 수 없이 그 일을 해도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는 게 밝혀져서 오히려 자기 과오가 탕감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우리가 늘 개인만 보지 말고 우리 전체 사회가 안고 있는 과제를 보고, 거기에 전적으로 투신하면 더 좋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작게나마 기여를 해야 됩니다. 조금이라도 봉사를 하든지 보시를 하든지 뭔가 기여를 해 나갈 때, 자기 개인의 양심에도 만족을 얻고 역사적인 평가에도 공덕이 따르게 돼요. 여러분들이 사회에 가서 활동을 하더라도 늘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 조금은 자기 노력을 해주는 것이 공동체 발전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좋습니다. 자기 개인의 삶에 충실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자기 개인의 삶에 충실하는 것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그것은 당연하고 그것이 우리 공동체 전체, 인류의 이익을 위해서 아니면 우리 민족의 이익을 위해서, 우리 지역사회의 이익을 위해서 뭔가 작은 기여를 해나갈 때, 그것이 자신의 삶을 진정 아름답게 만드는 길입니다.

이 땅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개인의 행복 뿐 아니라 우리 전체 공동체의 이익, 공동체 해결해야 될 과제를 위해서도 기여를 할, 그것이 참다운 보람된 삶이 됩니다. 그러므로 특히 지금 당장 우리에게 주어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라는 큰 과제를 위해서 여러분이 어디 가서 무엇을 하든 작은 기여라도 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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