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발우공양]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백일출가 | 2013.05.25 13:35 | 조회 2276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백일출가가 나흘 남았는데요, 며칠 뒤면 집에 간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요. 아무리 '절이 좋아요, 스님 좋아요~' 그래도 집에 간다고 하면 괜히 기분이 좋아요. 입이 찟어지고 미소가 속으로부터 용솟음쳐서 올라와요. 괜히 누구를 봐도 기분이 좋고 안봐도 좋고 때려도 좋고, 왜? 집에 가니까. 밀려오는 기쁨이 굉장합니다. 여기에 현혹되면 안됩니다. ‘락 즉 고’라 가면 좋을 것 같지만 가자마자 떨어집니다. 오고감이 없어야 합니다. 3박4일 정진하러 오셨다 생각하셔서 “회향식을 준비하며 들뜬 이 마음이 뭐냐, 회향 이후에 대해 근심하는 마음이 뭐냐, 덜 깨달은 것같다고 슬퍼하는 이 마음은 뭐냐, 마음이 착찹해지는 이 마음은 뭐냐? 들뜬 마음은 뭐고 마음이 착찹해지는 것은 뭐고 불안해지는 것은 뭐냐.” 하고 이 마음을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마음챙김을 놓으면 안되요. 어디서 어떤 생활을 하더라도 마음을 잘 챙기셔서 이치를 잘 터득하할 수 있도록. 회향에 마음을 뺏기지 않도록. 짐을 챙겨서 수련원 입구, 절의 일주문 앞을 지나서 ‘잘있거라 정토수련원아~’ 하기 전까지는 회향이 아니예요.

 

그래서 본인이 깨닫지 못했거든 밥도 먹지 말고 잠도 자지 말고 숨도 조금만 쉬고 (웃음) 정진을 하셔야 합니다. 마음이 집에 가있으면 안되고 애인 부모 생각으로 하루를 보내면 안됩니다. 3박 4일 정진하러 온 것처럼 아주 기쁜 마음으로 초심으로 돌아가셔서 공부하시지 않으면 이미 회향한 것과 같습니다. 입재 초반에는 여러분이 긴장하고 있어서 눈치를 보고 잘하려고 애썼지만, 지금은 며칠 안남았다고 생각해서 특별히 잘 보일 일이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자기 마음대로 할 소지가 있는데 그러면 공덕을 다 까먹습니다. 사실상 그것은 90일 출가이지, 백일출가일 할 필요가 없지요. 백일출가는 마지막날까지 가야 영험이 있습니다. 군대에서는 말년병장은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정토수련원에서는 ‘백일수련을 끝까지 한다.’는 명언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옆에서 도반이 “행자님 회향하고 뭐할겁니까?” 하면 합장을 하고 가는거예요, 또 따라와서 물으면 “행자님~”하고 또 가던 길을 가고 또 물어보면 “행자님~ 정신차리세요~(웃음) 우리는 백일기도 중입니다.” 하면 됩니다.

 

백일기도가 아직 안 끝났는데 영험이 뭐가 있을까, 영험이 있을까 없을까 생각하게 되지요. 백일기도를 끝까지 하고 영험을 생각하지 않으셔야 영험이 있습니다. 무주상 보시를 해야 영험이 있으며, 우리는 무주상 백일출가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회향에 머무르지 않으셔야 됩니다. 회향이란 경계가 우리에게 왔지만, 이 경계에 마음을 뻇기지 않고 들뜬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더 면밀하게 자기를 살펴보셔야 됩니다.

    

 

 

------------------------

18기 행자님들과의 아침 발우공양, 회향을 3박4일 앞둔 행자님들에게 주신 말씀:)

무주상 백일출가란 말씀이 기억에 남았어요. 

마지막 순간까지 마음챙김을 놓지 않는 공부의 길을 가도록 안내해주신 스님~

오늘의 '한 말씀'이었습니다.

 

행자원에서.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10개(1/1페이지)
좋은 글귀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0 [유수스님/회향법문] "마땅히 넘어져야 하는 길을 가라." 사진 첨부파일 백일출가 2499 2013.10.02 16:00
>> [오늘 발우공양]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사진 첨부파일 백일출가 2277 2013.05.25 13:35
8 [유수스님] 발우공양의 마음 사진 첨부파일 백일출가 2280 2013.03.03 14:51
7 [유수스님 법문] 백화암에서 행자님들과 아침을 열며 사진 첨부파일 [1] 백일출가 2159 2013.02.27 21:20
6 [법륜스님 법문] 졸업행자 모임에서 수행자를 위한 법문 사진 첨부파일 백일출가 2831 2013.02.27 21:17
5 [유수스님 새해 법문] 시작과 끝에 대한 단상 시명행 1991 2012.01.06 21:24
4 [자재법사님 특강] 머리에서 가슴까지 내려오는 데 30년이 걸렸습니다 사진 첨부파일 시명행 2375 2011.12.14 13:14
3 [김은숙 사무처장님] 그냥 하라고 하면 했어요 사진 첨부파일 시명행 2148 2011.12.09 16:11
2 [무여 큰스님 법문] 마음공부를 통한 인생의 참 행복을 꼭 느껴보시길 바 사진 첨부파일 시명행 4526 2011.11.08 21:48
1 [유수스님 법문] 나로부터 나아가는 마음 공부 시명행 2259 2011.11.02 16:30